내가 원하는 바다, 거기 다 있었네 '부산 송도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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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바다, 거기 다 있었네 '부산 송도해수욕장'
  • 이혜진 기자
  • 승인 2019.08.13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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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 해수욕장 ‘송도해수욕장’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본 우리나라 최초의 해수욕장 부산 송도해수욕장. 이곳엔 바다 위를 강화유리로 밟아보는 길이 104m, 폭2.3m의 '구름산책로’가 있어 바다 위를 걸어 거북섬에 닿을 수도 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트래블바이크뉴스=이혜진 기자] 얼마 전부터 페이스북을 열거나 인스타를 하면 SNS를 도배하는 사진이 있다. 파란 하늘 흰 구름을 배경으로 시원한 바다 위를 나르는 케이블카! 사진만으로도 답답한 가슴이 뻥 뚫렸다. 29년 만에 다시 운행을 시작했다는 부산 송도의 해상 케이블카란다. 부산에 갈 이유가 생겼으니 망설일 필요가 없다. 바로 기차표를 예매했다.

우리가 아는 부산 바다는 해운대, 광안리, 태종대 정도다. 송도? 고개가 물음표를 달고 갸웃한다. 그런데 반전이다. 중년의 부모님 세대는 해운대보다는 송도를 일등으로 친다. 시간을 무려 50년 전으로 돌려 1960년대만 해도 부산에서 최고로 꼽히던 해수욕장이 바로 송도해수욕장이란다. 당시 해운대는 명함도 못 내밀었다 하니 송도가 다시 보인다.

10일 오후 부산 송도해수욕장에 갔다. 이날은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갔지만, '서면역 -> 자갈치역 하차 -> 96번 버스환승' 또는 '부산역에서 26번 버스 승차 -> 송도해수욕장 정류장 하차'로 가면 편하다. 사진/ 이혜진 기자

송도해수욕장은 1913년에 개장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해수욕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다. 송도해수욕장이 한창 이름을 날리던 시절에 네 가지 명물이 있었다. 케이블카, 구름다리, 다이빙대 그리고 유람선이다.

전국 최고의 명성은 1970년대 들어서면서 환경오염으로 몰락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1987년 태풍 셀마가 덮쳐 출렁다리와 다이빙대가 완전히 무너지고, 케이블카도 이듬해 운행을 중단하면서 송도해수욕장의 영광은 막을 내리게 되었다. 

송도해수욕장 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본 케이블카의 모습. 바다에서 80여m 높이에 설치된 해상케이블카는 1.6km 구간을 오가며 푸른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그러나 이제 송도는 그 영광을 되찾아가고 있다. 케이블카가 하늘을 다시 날기 시작했고, 구름다리 보다 근사한 구름산책로가 바다 위에 놓였다. 바다 한가운데 거북 모양의 커다란 다이빙대가 등장한 건 물론 그 시절에는 없던 바다 곁 산책로가 만들어져 송도의 하루를 더 알차게 해준다.

왕년의 슈퍼스타 송도해수욕장은 첫눈에 반할 만했다. 눈부시게 파란 바다, 반달 모양의 넓고 고운 해변이 맘에 쏙 든다.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며 바다에 풍덩 뛰어든 사람들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따라 걷는 사람들이 저마다 송도해수욕장을 만끽하고 있다.

송도해수욕장엔 물놀이 말고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 다이빙대가 설치돼 있어 신나는 여름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해변 동쪽 끝에 보이는 작은 섬이 거북섬이다. 거북섬을 지나 바다를 가로지르는 구름산책로가 놓여 있다. 입구에 배 모양의 쉼터가 꾸며져 있고, 뱃머리 포토존에는 영화 <타이타닉>의 명장면을 연출하는 연인도 보인다.

산책로에 들어서자 양쪽으로 바다가 거칠 것 없이 펼쳐진다. 오른쪽으로 봐도 바다, 왼쪽으로 봐도 바다다. 심지어 아래로도 바다가 보인다. 다리 바닥이 강화유리로 되어 있어 일렁이는 바다가 훤하다. 말 그대로 바다 위를 걷는 기적이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길이는 총 365m. 여유롭게 바다를 만끽하기에 충분한 거리다. 거북섬은 거북 조형물 등 소소한 볼거리들이 있고, 바닷바람 맞으며 쉬어가기 좋다. 거북섬을 지나면 산책로는 바다를 향해 100m 쭉 뻗어나가 있다. 그 끝에 서면 가슴 깊숙한 곳까지 쪽빛으로 물든다.

송도해수욕장 해변 뒤로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서있다. 해수욕장엔 쑥 들어간 모래사장을 중심으로 송림공원, 다리로 건널 수 있는 송도거북섬 등이 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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