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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광안리 말고 다른 부산 바다 없을까?

기사승인 2019.08.13  19: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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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최초 해수욕장 ‘송도해수욕장’

[트래블바이크뉴스=이혜진 기자] 한 지역의 정서와 풍광을 즐기기에 걷기 여행만한 것이 없다. 부산에도 북동쪽 기장 임랑 해수욕장에서 남서쪽 가덕도 천가교까지 바다와 낙동강을 따라 ‘갈맷길’이 조성돼 있다. 부산의 상징 갈매기와 길의 합성어인 갈맷길은 모두 9개 코스다. 짧으면 17km, 길면 42km나 되는 코스 하나만 걷기에도 사실 하루가 빠듯하다. 큰 맘 먹지 않으면 쉽지 않다. 대신 갈맷길의 일부인 송도해안산책로는 1시간만 걸어도 부산의 바다를 즐길 수 있는 길이다.

부산 서구 암남동의 송도해안산책로는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갔다가 걸어서 되돌아오면 편리하다. 10일 오후 부산역에서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송도해수욕장에 갔다. 이곳은 부산역과 부산항에 인접해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이날 버스에선 전체 14개 코스 중 12번째 코스였다. 

10일 오후 부산 송도해수욕장에 갔다. 이날은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갔지만, '서면역 -> 자갈치역 하차 -> 96번 버스환승' 또는 '부산역에서 26번 버스 승차 -> 송도해수욕장 정류장 하차'로 가면 편하다. 사진/ 이혜진 기자

송도해수욕장은 1913년 7월에 개장한 우리나라 제1호 공설 해수욕장이다. 또 최초의 근대 해수욕장이기도 하다. 1910년대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을 중심으로 송도 해변가 주변이 조금씩 해수욕장으로 탈바꿈하다가, 1913년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송도(지금의 거북섬)에 ‘수정’이라는 휴게소가 들어서면서 해수욕장이라는 공식 명칭이 붙었다.

이날 송도해수욕장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지난 2017년 6월 운행을 시작한 송도해상케이블카(부산에어크루즈)를 타니 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서쪽 암남공원까지 1.62㎞ 바다 위를 가로질렀다. 최고 86m 높이에 오르자 남항대교와 영도의 모습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해안산책로의 불그스레한 바위 절경도 장관.

케이블카 전망대에서 보는 바다에는 크고 작은 화물선 수십 척이 그림처럼 둥둥 떠 있었다. 이곳은 부산항으로 드나드는 배들이 정박하는 바다이기 때문이다. 해안산책로는 전망대 아래 바닷가에서 기암절벽을 따라 이어졌다. 송도해수욕장까지 2곳의 짧은 출렁다리를 제외하면 전 구간이 바위에 매달린 길이다. 그래도 철제 계단의 진폭이 크지 않아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몇몇 지점에선 갯바위로 내려설 수 있는 연결로가 나 있어 바다를 코앞에 두고 쉬어가기도 좋아 보였다.

해안 절벽이 끝나면 길은 송도해수욕장을 크게 휘돌아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해변 공원엔 국내 최초 공설 해수욕장의 면모를 추억하는 안내판이 곳곳에 보였다. 1910년 후반에 이미 나무로 만든 해상 다이빙 시설이 있었고, 1963년부터 뒤편 언덕에서 해변 북측 거북섬으로 해상 케이블카가 운행했다는 사실도 이곳의 자랑거리. 

송도해수욕장 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본 케이블카의 모습. 바다에서 80여m 높이에 설치된 해상케이블카는 1.6km 구간을 오가며 푸른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덕분에 송도해수욕장은 과거 신혼여행지로 유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인문360’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새단장을 마친 ‘백년송도 골목길’은 1970년대까지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던 송도해수욕장을 오가는 인파 때문에 이동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1913년 조성돼 100년이 넘는 역사를 헤아리는 송도해수욕장의 유일한 진출입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해수욕장을 둘러싼 상권 발달과 주출입로 변동으로 백년송도 골목길에 있던 업소의 30% 이상이 문을 닫는 등 쇠퇴의 길을 걸었다. 이날 오후 찾아갔을 땐 인기 맛집인 ‘ㅂ 고등어빵’과 ‘ㅅ 고로케’ 등 50여개 점포의 구·신세대 상인들이 상생협력을 하는 모습이었다. 

송도해수욕장엔 물놀이 말고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상 다이빙대가 설치돼 있어 신나는 여름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2003년 태풍 피해로 송림공원에서 거북섬을 연결하는 다리를 철거한 자리에 현재는 강화유리로 바닥을 깔고 스카이워크까지 연장한 현대적 스타일의 ‘구름산책로’가 놓였다. 서정인의 1963년 작 소설 ‘물결이 높던 날’ 속 주인공 ‘현수’는 거북섬이 어렴풋하게 보이는 송도해변의 높은 파고와 모래밭을 넘어 자신이 사랑하는 다방 아가씨 ‘명자’를 만나러 갔다. 

그러나 막상 도착해서는 다방 문 앞만을 맴도는 서툰 사랑을 보였다. 자신도 어찌할 바 모르는 연민과 증오 그리고 욕정의 어지러움을 달래기 위해 그는 송도 해변을 한없이 걷고 또 걸었다. 결국 처음이자 최초로 다가 온 사랑 앞에 그는 좌절했다. 만약 그가 오늘날 강화유리가 깔린 구름산책로를 걸었다면, 애증을 달랠 틈도 없이 스카이워크 앞의 절경에 마음을 빼앗겼을지도 모른다.

송도해수욕장 해변 뒤로 건물들이 빼곡하게 들어서있다. 해수욕장엔 쑥 들어간 모래사장을 중심으로 송림공원, 다리로 건널 수 있는 송도거북섬 등이 있다. 사진/ 이혜진 기자

송도해수욕장은 현수가 걸었던 과거 해변길보다 더 아름답다. 2003년 태풍으로 해안도로 200여 미터가 파손돼 해수욕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자, 당시 부산시는 해수욕장 앞쪽 300m에 너비 40m, 길이 300m에 이르는 수중방파제를 설치해 모래유실을 막는 공사를 했고, 거기다 27만m³의 모래를 백사장에 더해 지금의 송도해수욕장 모래사장을 만들었다. 

이에 현재는 송도해수욕장의 백사장 길이가 800m, 폭은 공식적으로 50m이며 바로 옆에 위치한 수변공원의 넓이가 30,000㎡에 이른다. 케이블카까지 바다와 하늘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관광시설을 완성한 송도해수욕장은 새로운 부활을 꿈꾸고 있었다. 

이혜진 기자 travel-bike@naver.com

<저작권자 © 트레블바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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