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 남성도 여성도 아닌’ 3번째 성별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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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 남성도 여성도 아닌’ 3번째 성별의 여행
  • 이상엽
  • 승인 2015.10.2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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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성별도 당당히 해외여행을 떠나는 시대, 여행업계 연계상품 등장
시레스타는 네팔 법원으로부터 제3의 성별을 인정받아, 여권에 'O(Other)'마크를 사용해 해외여행을 떠났다. 사진 출처/ advocate.com 홈페이지 캡쳐

[트래블바이크뉴스] 남성으로 태어난 한 네팔인이 몇 년 전 여권의 성별에 남자와 여자가 아닌 제 3의 성별을 부여받았다.

네팔인 트렌스젠더 활동가인 버미카 시레스타는 지난 2007년 법정을 통해 기존의 성별이 아닌 제3의 성별을 표기할 수 있도록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고, 법원은 시레스타의 주장을 받아들여 남성과 여성이 아닌 3번째 성별을 표기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네팔은 2011년부터 인구조사에서 남성과 여성, 기존 성별뿐만 아니라 3번째 성별도 함께 통계를 내고 있다.

시레스타는 대만에서 열린 ‘2015 국제 레즈비언 & 게이 연합 아시아 콘퍼런스’에 참석하면서 새로운 이정표를 남긴 네팔인으로 기록됐다.

그 동안 트렌스젠더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 편견과 제도에 맞서 싸워왔고, 전 세계적으로 자신의 성별을 옮길 있는 기회를 서서히 제공받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성별정정 허가신청’을 통해 까다로운 조건 하에 성별을 옮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남성과 여성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시레스타와 같은 경우는 다르다. 태어날 때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현재는 여성의 몸에 가깝다. 그렇다고 해도 여성이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남성도 여성도 아닌 3번째 성별이다.

현재 시레스타와 같은 3번째 성별을 요구하거나 인정받은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하기가 어렵다. 많은 국가들이 3번째 성별에 대해 인정하고 있지 않거나, 설사 예외적인 인정이 있더라도 공항 검색대나 비자 신청 등에서 번번이 제한을 받고 있다.

시레스타도 마찬가지다. 대만 입국을 위해서 먼저 인도로 거쳐야 했고, 인도에서 대만과 홍콩의 여행 비자를 신청해 허가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시레스타의 여권은 여권의 ‘O(Other, 남성도 여성도 아닌 다른 성별)’란 마크가 찍혀있다.

하지만 시레스타와 같이 3번째 성별을 점차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여행업계 등에서 작은 출렁임이 일고 있다.

현재 많은 국가에서 성소수자의 축제인 이른바 ‘퀴어 축제’가 매년 열리고 있다. 축제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하나의 문화를 넘어 하나의 관광산업으로 발전할 정도까지 됐다. 이미 태국에서는 트렌스젠더 등이 많아 해외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쇼 등을 펼쳐 수입을 올리는 대규모 산업으로까지 발전했다.

시레스타처럼 3번째 성별과 관련된 축제도 태동하고 있다. 호주나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3번째 성별을 선택한 사람들을 위한 작은 축제가 열리고 있고, 해마다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해외 여행사들은 해당 축제와 연계된 상품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이들의 요구는 앞으로도 큰 벽에 부딪힐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행업계에서는 이들의 문화를 인정하고 축제를 즐기기 위한 발 빠른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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